오랜만에 점심으로 일본 가정식을 먹은 후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던 중 세종시에서 유명하다는 에브리 선데이라는 카페에 다녀왔다. 일본 가정식 생각을 하니 갑자기 타코야끼가 너무 먹고 싶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는데, 붕어빵 장사랑 타코야끼 장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실 카페에 다녀온지는 꽤 됐지만 사진도 정리할 겸 이렇게 글을 써본다. 카페 가는 길은 시골 동네로 깊숙이 들어갔다. 여기에 카페가 있을까? 하고 생각할 때쯤 도착했다. 정말 주위는 그냥 일반 주택과 원룸 건물이 있다.
봉암에 있는 에브리 선데이는 공장을 개조해 만들어서 그런지 규모가 크기도 하고 층고가 높아 더더욱 뻥 뚫린 느낌이라 답답하지 않았다.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 것 같다.
카페에 들어가자 커피 냄새가 향기로웠다. 1층에는 자리가 거의 다 차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잘 모르지만 라떼위에 그려진 그림이 전문가답다. 가끔 카페에서 라테를 주문하면 저렇게 우유로 그림을 그려주지만 정말 이상한 모양이 있을 때도 있다. 저렇게 정교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뜬금없지만 예전 북카페에서 일을 할 때가 생각났다. 우유 스팀기가 너무 무서워 아주 멀리멀리 떨어져 스팀을 내기도 했고, 아이스 밀크티를 주문한 손님한테 미지근한 밀크티를 갖다 주기도 했다. 그때는 융통성이 없었던 때라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냥 주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거나 다시 만들어줘도 됐는데, 당황해서 뜨거운 밀크티에 얼음을 잔뜩 넣어버렸었다. 분명히 그 손님도 맛이 밍밍했을 텐데도 어떤 불평도 하지 않고 그냥 마셔주었다. 참 착한 손님을 만난 것이 다행이었다.
얼마 전에 추석 선물을 하려고 올리브영에 들렸다. 콜라겐이 적당할 것 같아 구입하고, 계산을 하며 선물 포장을 요구했다. 계산과 포장을 해주던 직원이 신입이었다. 상자에 포장 재료를 넣고 선물상자 뚜껑을 닫으려고 하는데 안 닫히는 것이었다. 선물을 넣은 상자가 뚜껑인 것 같은데,,,, 뚜껑 2개를 들고 나와 뚜껑에 뚜껑을 닫으려니 안 되는 건데,,, 그런데도 그 직원은 힘으로 뚜껑을 꾹 눌러 닫히지 않은 상자에 스티커를 딱 붙이더니 나에게 건넸다. 옆 직원에게 물어봐도 될 텐데 혼자 해내려고 했다. 황당했지만 고민하다 받아 들었고, 그냥 나오려다 그래도 선물인데 이건 아닌 것 같아 다른 직원에게 종이 가방을 구매하려고 했다. 다행히 그 경력이 있어 보였던 직원분이 내가 들고 있던 상자를 보더니 포장이 잘못됐다며 다시 포장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선물을 포장해 나올 수 있었다. 신입 직원을 보고 나의 옛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면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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